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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베팅 이용후기
스타스타   2023-09-19 24
조금씩 한계에 가까워지던 아나스타, 피리샤, 네르, 엘르. 그래서, 집정관 다그뮤는 포기하지 못했다. 병사와 마왕군의 부하를 교환하는 전술을 고집했다. 평원을 가득 메운 시체들. 시체 위에 시체가 쌓였다. 나가 무리는 나가의 시체만 가득한 이유가 나가의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가의 시체에 깔려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최상급 전사들뿐만 아니라 중간 지휘관들도 알아차렸다. 지친 아나스타들을 내가 보조하기 시작하자, 무너질 가능성이 없음을 깨달았다. “너무 늦었다.” 나가 중앙군의 주력은 궤멸했다. “나를 상대하는데 뒷일을 생각하다니.” 집정관을 비롯한 강자가 나와 치명상을 입을 정도까지 먼저 싸우고, 그 뒤를 물량으로 덮었다면 궤멸을 피했을지도 모른다. 나가 중앙군에는 아나스타와 최상급 전사가 싸울 때 끼어들 수 있는 상급 전사가 많았고, 나와 집정관이 싸울 때 끼어들 수 있는 최상급 전사가 많았다. 하지만, 병사들을 지휘하다가 상급 전사들이 소모되고, 상급 전사들을 지휘하다가 최상급 전사들을 소모했다. 아래쪽 병사들을 소모하더라도 강자들을 남기려던 시도는 궤멸로 이어졌다. ‘나를 처리해 얻은 명분과 남은 병력으로 권력을 독점할 생각이었을 테지.’ “죽은 자들을 되살려보지. 그래.” “크윽, 나는 리크담처럼 비겁하지 않다.” 집정관 다그뮤는 중앙군의 궤멸에 충격을 받았는지 내부 사정이 담긴 말을 토해냈다. 어쩌면 나와 같은 강자에게 토로하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단지 적일 뿐이지, 나 역시 나가가 존중할 만한 강자니까. “그래, 전사가 아닌 놈들은 비겁하지.” 멀리서 라미아의 보호를 받으며 전장에 남아있던 아리아드가 ‘치-.’하고 혀를 찼다. “우리 편 빼고.” 나는 바로 분위기를 바꿔 부메랑을 흔들며 응원하는 아리아드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다그뮤에게 다가갔다. 가름슈를 포로로 잡는 시점에서 이력 연합 리크담은 집정관 다그뮤의 부하였다. 하지만, 다그뮤는 리크담을 비난했다. 내가 괜히 말뿐이라도 다그뮤에 호응해준 것이 아니었다. 다그뮤는 리크담을 숨기는 수작을 부리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 대가로 나는 한마디 말만이나마 동조해줬다. 지금 죽은 나가들이 다시 일어난다고 해도 대응할 수 있었다. 뛰어난 중간 지휘관이 있는 나가 중앙군을 궤멸한 우리가 단순히 본능으로 움직이는 죽은 나가를 상대하지 못할 리 없었다. 다만 변수가 된다. “그럼, 전사들끼리 결론을 내볼까?” “츠츠. 좋지.” 남은 나가 최상급 전사들이 움직였다. 다그뮤를 보조하기 위해 진형을 잡으려 했다. “아니야. 너희들은 리크담을 괴롭혀라.” “다그뮤님….” “미안하군. 명예롭게 싸우는 나와 다르게 너희들은 치욕을 겪을 테니, 그래도 리크담에게 한 방 먹여주고 싶군.” “….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다그뮤와 권력 다툼에서 이긴 이력 연합 리크담을, 궤멸을 앞둔 나가 전사 힘으로 괴롭힐 수 없다. 결국, 우리에게 항복하는 것을 의미했다. 다그뮤의 부탁은 포로가 되어, 수도 공략전에서 고기 방패가 될지라도 리크담을 괴롭혀달라는 부탁이었다. 시체를 밟으며 다가갔다. 다그뮤가 시체를 밟으며 다가왔다. 나는 멸절자의 대검을 들었다. 다그뮤가 어깨에 멘 거대한 철봉을 잡아 들었다. 크게 휘두르며 몸을 예열했다. “츠츠. 와라.” 강력한 나가답게 나보다 큰 덩치. 그 덩치에 어울리는 거대한 철봉. 하지만, 나의 멸절자 대검 역시 인간의 키를 넘는 대형 무기다. 그렇다고 해도 미세한 사거리의 차이가 있지만, 다그뮤는 거리 유지를 고집하지 않았다. 허공에 철봉을 휘두르며 나의 돌진을 기다렸다. “좋군. 좋아.” 대검을 뒤로 당긴 채 돌진했다. 미세한 거리 차이라고 해도 내가 한발 더 나아가 접근해야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다그뮤를 보았다. 다그뮤는 나를 보았다. 그도 나도 한 번의 격돌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임을 알았다. 회전하던 철봉이 쏘아져 들어오는 직선을 향해 내리찍어졌다. 다그뮤는 무게를 담은 회전력을 내리찍는 힘으로 변화해내고 전력을 철봉에 담았다. 적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한걸음. 나는 진각을 찍었다. 한 점에서 시작한 힘의 파도가 대지를 흔들었다. 원형으로 주변 땅이 파도처럼 솟아올랐다. 하지만, 나의 발아래만큼은 굳건했다. 내리찍는 순간 발아래로 퍼져나간 마력이 기둥이 되어 버텨냈다. 지렛대의 받침돌이 되었다. 비스듬히 올려졌다. 수직으로 내리찍는 철봉을 대각선 위로 올려쳤다. 다그뮤는 악인이다. 비열한 자이며, 욕심이 많은 이다. 권력을 탐하고 타인이 자기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더 나아가 우러러보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는 실패한 자가 되었다. 패배한 자가 되었다. 권력을 잃었고 명예마저 반듯하지 못했다. 수도를 잃은 순간부터 그의 명예는 비굴한 자의 변명이 되었다. 그는 나를 이기고 배신자 리크담을 이기길 원했다. 그리고 전세가 기우는 순간 그의 소망은 좁혀졌다. 비열한 자답게 계산했다. 도망자가 될 것인가, 끝까지 싸운 전사가 되어 죽을 것인가? 그의 욕심이 속삭였다. 전사다운 척하며 죽자고, 명예로운 척하며 죽자고. 이왕이면 배신자 리크담에게 한 방 먹일 수작하나 남겨두고. 명예욕이 생존 욕구를 이겼다. “크으윽. 과연. 과연.” 나는 다그뮤를 성실히 대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연출했다. “혹시 나를 살.” 그가 속삭였다. 나는 그가 내뱉는 말이 완성되기도 전에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래. 크윽. 츠으 츠. 나 다그뮤는 태어나서도 죽어서도 나가를 위해 살았다.” 다그뮤는 다시 일어섰다. 명예욕이 그를 일어나게 했다. 마지막 포효를 터트리게 했다. 마치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는 것처럼 다시 한번 철봉을 들어 올렸다. 나는 허세임을 알았다. 승부는 이미 끝났다. 첫 번째 격돌 때 나의 마력이 다그뮤의 몸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이곳에서 이긴 자가 나가의 수도를 차지할 것이다.” “크흑, 크으으. 크크. 좋아. 와라.” 다그뮤가 마지막 남은 힘으로 광소를 터트렸다. 나가의 수도를 차지한다는 말은 나가의 배신자 리크담을 처리하겠다는 보장과 다름없다. 다그뮤는 옹졸한 자답게 보복이 이루어질 거라는 보장에 웃었다. 멸절자의 대검이 철봉을 갈랐다. 다그뮤를 갈랐다. 그의 피가 마르내 평원을 물들였다. 전투가 끝났다. *** 살아남은 나가들은 비틀거렸다. 무기를 만지작거렸다. 들어 올려 휘두르지 못했다. 애매한 자들. 가름슈를 따르던 나가들처럼 충성스럽지 못했다. 배신자 리크담을 따를 정도로 사악하지 못했다. 죽음으로 의지를 보일 정도로 굳건하지도 못했다. 그랬다면 이 전장에 오기 전에 배신자 리크담을 용납하지 못하고 그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 내가 덤벼들면 죽음이었다. 다그뮤 단 두 번의 격돌로 목숨을 잃는 것을 보았다. 나가들은 눈알을 데굴데굴 굴렸다. “모두 무기를 버려라. 그대들을 처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의미가 있는 전투를 치를 것이다. 다그뮤가 그대들을 위해 부탁했다. 배신자 리크담에게 복수해달라고.” 다그뮤는 그 자신만을 위해 부탁했지만, 말을 비틀었다. 나가 병사들은 그들이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할 테니. “라미아, 비아모.” “네, 주인님.” “마왕님을 말씀을 기다립니다.” “장례를 치르겠다. 죽은 자들의 넋을 기리겠다. 배신자 리크담의 수작에 빠져 죽은 나가가 되어 다시 움직이지 않도록. 살아남은 나가들과 함께해라. 이들은 적이었나, 나의 강대한 무력을 보고도 용기를 잃지 않은 전사들이다. 존중할만하다.” “말씀에 따릅니다.” “말씀에 따릅니다.” 항복한 나가 병사들에게 변명을 만들어 주었다. 그들이 약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강해서 진 것이라고, 리크람에게 돌아가 봤자 죽은 나가로 이용될 뿐이니 이곳에서 죽은 자를 기리는 것이 더 낫다고. 라미아가 프라로와 아리아드 호위를 다이나에게 맡겼다. 비아모와 함께 다그뮤의 시체를 수습했다. 평상시에 나가들은 작은 나가들을 비하하고 착취해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작은 나가 비아모의 모습에 안심했다. 비아모가 우리에게 소중히 다루어지고 보호받는다는 사실에 마음을 놓았다. 정성을 다해 라미아를 보조하는 작은 나가 비아모와 헤리아. 외모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해 따르고, 라미아 역시 성심성의껏 보호하는 모습은 나가 패잔병들에게 부러움을 일으켰다. 라미아의 비늘로 이루어진 하체는 나가 패잔병들이 스스로 현실을 속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어쩌면 원래 섬겨야 할 대상이 아니었을까?’라는 착각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밀집을 꺼내주었다. 마력이 머문 밀집은 사자를 위한 공양물로 충분했다. “다친 자는 내게 데리고 와라.” 최상급 나가 전사를 필두로 시체를 모으던 나가들, 나의 명령에 반응했다. 심하게 다친 이들을 내 앞에 내려놓았다. 재생의 에메랄드를 이용해 치료했다. 완전하게 치료하지 않고 걸을 수 있을 정도까지만 치료했다. 나가 패잔병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 라미아가 기도하며 장례식을 이어갔다. 천천히 두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고개를 숙여 땅을 보았다. 은은하게 흘러내리는 영기. 라미아의 격이 한 단계 올랐다. 나가 패잔병들이 라미아의 의식을 받아들여 죽은 자들을 추모했고, 죽은 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은 라미아에게 모여 신성력이 되었다. “라리샤.” “네, 준영님. 마왕성에 가줘.” “미뮤, 귀환했던 고양이들과 늑대들을 데리고 오는 일이지요?” “그래, 그리고 준비해야 할 것이 더 있다.” “아리아드. 부탁해.” “흥흥, 조금 피곤하지만, 마왕님의 부탁이라면 해야지.” 빈말이 아니었다. 직접적인 교전을 치르지 않았을 뿐, 아리아드 역시 함께했다. 고양이와 늑대들이 치명상을 입기 전에 마왕성으로 텔레포트 시키기 위해, 전투를 치르는 것과 다름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 나는 라미아와 나가 패잔병들을 재촉하지 않았다. 3일간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야 이동을 준비했다. “아나스타, 피리샤 수고했어.” “미윰. 헤에, 맞아요. 우리 수고했어요. 칭찬해주세요.” “저도요. 뮤뮤.” 다이나와 네르, 엘르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는 동시에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아나스타와 피리샤는 쉬지 못했다. 나가 수도의 리크담과 서부 방면군의 정찰대가 접근해왔다. 나가 중앙군이 건재할 때는 나가 중앙군이 정찰대를 처리하거나 쫓아 보냈지만, 나가 중앙군은 내게 무너졌다. 빠른 이동과 은신, 거기에 관찰력까지 스타베팅 아나스타와 피리샤가 접근하는 정찰대를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귀환하지 않는 나가 정찰대 자체가 정보가 되겠지.’ 나는 아나스타와 피리샤의 머리를 쓰다듬어 칭찬했다. 다만, 라리샤가 없어서인지 아나스타가 더욱 과감하게 달라붙었다. 매달릴 것처럼 다가와 팔에 얼굴을 비비며 자신의 냄새를 내게 남겼다. ‘하지만, 나가가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우리에게 포로로 잡힌 나가가 몇 명인지 알 수 없다.’ 우리가 붙잡은 포로는 이력 연합 리크담이 파악하지 못한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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